분산투자의 중요성, 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으면 안 될까요

분산투자의 중요성, 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으면 안 될까요

어제 저녁, 친구가 술 한잔하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 요즘 마음이 편해. 올해 산 종목 하나가 대박 났거든.” 반가운 마음에 축하해줬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 친구는 정말 운이 좋았던 걸까요, 아니면 실력이 좋았던 걸까요? 그리고 만약 그 종목이 반대로 폭락했다면 그 친구의 통장은 지금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

사실 이 질문 하나가 오늘 이야기하려는 주제의 핵심입니다. 바로 분산투자입니다. 익숙한 단어라 다들 “그거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얘기잖아”라고 쉽게 넘기시는데, 정작 실제로 자산을 어떻게 나눠야 하는지, 왜 그게 수익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는 의외로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수익을 결정하는 건 종목 선택이 아니라 자산배분이라는 이야기

많은 투자자들이 “어떤 종목을 사야 오를까”에 온 신경을 씁니다. 뉴스를 뒤지고, 리포트를 읽고, 유튜브 영상을 정주행하죠. 그런데 재무학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1986년 게리 브린슨(Gary Brinson)과 동료 연구자들이 발표한 유명한 연구가 있습니다. 기관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성과 변동을 분석해봤더니, 개별 종목을 언제 사고팔았는지, 어떤 종목을 골랐는지보다 자산을 어떻게 배분했는지가 성과 변동의 압도적인 부분을 설명한다는 결론이었습니다. 이후 이 연구를 두고 학계에서도 해석 방법론에 대한 논쟁이 이어졌지만, “자산배분이 장기 성과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큰 방향 자체는 지금도 투자업계에서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

여기서 자산배분이란 말이 좀 어렵게 들릴 수 있는데, 쉽게 말하면 이겁니다. 내 돈을 주식에 얼마, 채권에 얼마, 현금성 자산에 얼마, 부동산이나 원자재에 얼마 나눠 담을 것인가를 정하는 일이에요. 종목 하나하나를 고르는 것보다 이 큰 그림을 먼저 그리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겁니다.

investment portfolio pie chart diversification

분산투자가 통하려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무작정 여러 자산에 나눠 담기만 한다고 다 분산투자가 되는 건 아닙니다. 실제로 효과를 보려면 두 가지 조건이 맞아야 해요.

  • 첫째, 각 자산이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자산이어야 합니다. 애초에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늘지 않을 자산에 분산해봐야 의미가 없겠죠. 주식시장 전체, 우량 채권, 부동산 등은 역사적으로 장기 관점에서 우상향해왔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사실입니다.
  • 둘째, 자산들끼리 상관관계가 낮아야 합니다. 이게 핵심 중의 핵심이에요.

상관관계라는 개념이 좀 딱딱하게 느껴지실 텐데, 풀어서 설명해볼게요. 상관관계가 1에 가깝다는 건 두 자산이 거의 똑같이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A가 오르면 B도 오르고, A가 떨어지면 B도 같이 떨어져요. 반대로 상관관계가 -1에 가깝다면 A가 오를 때 B는 떨어지는,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뜻이 됩니다. 0에 가까우면 둘은 서로 별 관계 없이 각자 움직이는 거고요.

여러분이 국내 대형 IT주 3개, 반도체 관련주 2개를 갖고 있다고 해볼게요. 겉보기엔 종목이 5개니까 분산된 것 같죠? 하지만 이 종목들은 대개 비슷한 산업 흐름, 비슷한 거시경제 요인에 반응합니다. 즉 상관관계가 높아요. 이런 경우엔 종목 개수만 많을 뿐, 실질적인 위험 분산 효과는 크지 않습니다.

거울처럼 비춰보는 내 포트폴리오, 진짜 분산되어 있을까요

여기서 한번 스스로에게 물어보셨으면 좋겠어요. “내가 가진 자산들, 정말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자산들일까?” 만약 주식 계좌 하나에 국내 성장주만 가득 담겨 있다면, 이건 분산투자가 아니라 그냥 ‘여러 개 산 것’에 가깝습니다. 😅

주식과 채권의 관계를 예로 들어볼게요. 전통적으로 주식과 국채는 상관관계가 낮거나 때로는 음(-)의 관계를 보여왔습니다. 경기가 나빠질 조짐이 보이면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인 주식을 팔고 안전자산인 국채로 옮겨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오랫동안 ‘주식 60% + 채권 40%’ 같은 조합이 대표적인 분산 포트폴리오로 여겨져 왔습니다.

다만 이 관계가 항상 고정된 건 아니라는 점도 알아두셔야 합니다. 2022년처럼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이 동시에 강하게 작용하는 국면에서는 주식과 채권이 함께 하락하는 이례적인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즉 상관관계는 시장 환경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값이지, 영원히 고정된 공식이 아니라는 걸 기억해두시면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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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어떤 자산군들을 섞을 수 있을까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자산들을 조합할 수 있을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각자의 투자 목적, 투자 기간, 그리고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 성향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다만 일반적으로 논의되는 주요 자산군을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표

표에서 보시듯 각 자산군은 저마다 다른 역할을 합니다. 중요한 건 이 중 하나만 몰빵하는 게 아니라, 내 상황에 맞게 여러 개를 섞어서 서로가 서로를 보완하도록 만드는 것이죠.

왜 굳이 덜 벌 걸 감수하면서 분산을 해야 할까요

사실 냉정하게 말하면, 분산투자는 대박을 노리는 전략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습니다. 특정 자산에 집중했을 때보다 상승장에서는 수익률이 낮을 수 있어요. 만약 올해 특정 국내 테마주에 전 재산을 넣은 사람이 크게 수익을 냈다면, 분산투자를 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덜 벌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보세요. 특정 자산이나 특정 국가, 특정 산업에 집중했다가 그 시장이 꺾이면 어떻게 될까요? 손실도 고스란히 집중됩니다. 이게 바로 분산투자가 노리는 지점이에요. 크게 벌 기회는 조금 내려놓는 대신, 크게 잃을 위험도 함께 낮추는 겁니다.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은 개인적으로는 소수의 기업을 깊이 분석해 집중투자하는 방식으로 유명하지만, 정작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저비용 인덱스펀드에 장기 투자하라고 여러 차례 권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전문적으로 기업을 분석할 시간과 능력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시장 전체에 분산된 자산에 투자하는 편이 현실적으로 더 안전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warren buffett investing philosophy

돈이 필요한 시점, 생각보다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게 확실한 자산 하나에만 넣어두면 되지 않나요?” 이런 질문, 많이들 하십니다. 이론적으로는 맞는 말이에요. 충분히 긴 시간을 견딜 수 있다면 시장 전체 지수 하나만 들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전략입니다.

문제는 ‘충분히 긴 시간’을 우리가 항상 보장받을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갑자기 목돈이 필요한 일이 생길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한 지출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그 시점이 하필 시장이 크게 조정받는 시기와 겹친다면, 내가 원했던 것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자산을 팔아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어요. 이럴 때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을 함께 갖고 있다면, 상대적으로 덜 흔들린 자산부터 현금화하는 선택지가 생깁니다.

분산투자를 실천할 때 흔히 하는 착각들

여기서 몇 가지 흔한 오해들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요.

  • 종목 수만 늘리면 분산이다? 앞서 말씀드렸듯 비슷한 업종, 비슷한 성격의 종목을 여러 개 담는 건 진짜 분산이 아닙니다.
  • 여러 증권사 계좌에 나눠 담으면 분산이다? 계좌를 나누는 건 세금이나 관리 편의의 문제일 뿐, 자산 성격 자체가 달라지는 건 아닙니다.
  • 한 번 배분하면 끝이다? 시장이 움직이면 처음 정했던 비중도 자연스럽게 틀어집니다. 정기적으로 비중을 점검하고 원래 계획한 비율로 되돌리는 리밸런싱 과정이 필요합니다.

특히 리밸런싱은 의외로 간과되는 부분인데요. 예를 들어 주식과 채권을 6대 4로 시작했는데, 주식이 많이 올라 비중이 8대 2로 변했다면 이건 더 이상 처음 설계했던 위험 수준이 아닙니다. 이럴 때는 오른 자산 일부를 정리하고 상대적으로 덜 오른 자산을 채워 넣는 방식으로 원래 비율을 맞추는 것이 일반적인 분산투자 전략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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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분산도 함께 고려해볼 만합니다

자산군 간 분산 못지않게 자주 언급되는 것이 지역 분산입니다. 국내 시장에만 집중하기보다 해외 시장, 특히 성격이 다른 경제권에 함께 투자하는 방식이에요. 한 국가의 경제나 통화, 정치 상황에 따른 위험을 어느 정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투자 전문가들이 함께 고려할 요소로 언급합니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이 완전히 하나로 모이진 않습니다. “본인이 잘 아는 시장에 집중하는 게 낫다”는 입장도 있고, “글로벌 분산이 장기적으로 위험을 줄여준다”는 입장도 있어요. 결국 이건 개인의 투자 성향과 정보 접근성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는 영역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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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상황에 맞는 분산, 정답은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한 가지는 확실해지셨을 거예요. 분산투자는 단순히 “여러 개 사두면 안전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자산들을 의도적으로 조합해 전체 자산의 흔들림을 줄이는 설계에 가깝다는 것 말이에요.

그리고 이 설계는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은퇴가 코앞인 분과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의 자산배분이 같을 수는 없겠죠. 투자 기간이 길게 남아 있다면 상대적으로 변동성을 더 감내할 여력이 있고, 반대로 몇 년 안에 자금이 필요하다면 안정적인 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을 고려하게 됩니다.

중요한 건 지금 내 포트폴리오를 한 번 펼쳐놓고, “이 자산들이 정말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가”를 스스로 점검해보는 일입니다. 그 작은 질문 하나가, 언젠가 시장이 흔들릴 때 여러분의 마음을 지켜주는 가장 든든한 방패가 되어줄지도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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